
눈이 부셨다. 빛고을 광주의 아시아 데뷔 무대 경기력이다.
광주FC는 1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E조 1차전에서 일본의 요코하마 F. 마리너스를 7:3으로 격파했다.
앞서 광주는 지난 시즌, 이정효 감독의 지휘 아래 잘 짜인 조직력을 앞세워 리그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창단 첫 ACLE 진출을 이뤄낸 광주는 첫 경기에서 일본의 명문, 지난 시즌 준우승팀 요코하마를 침몰시켰다. 최저연봉에도 불구하고 리그를 뒤흔든 '노란 공포'가 아시아로 진로를 틀었다.
광주는 일찌감치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경기 시작 1분 가량이 지나자마자 아사니가 자신의 전매 특허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14분엔 미드필더 정호연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후성이 다소 먼 거리에서 머리로 찍어 넣으면서 추가골을 완성했다.
전열을 정비한 요코하마도 반격에 나섰다. 33분 광주 수비진이 잠시 주춤한 틈을 타 에우베르가 오른발 슛으로 한 골을 따라갔다.

후반에도 다시 한 번 아사니의 왼발이 불을 뿜었다. 54분 오른쪽 페널티 박스를 앞두고 먼 데서 찬 감아차기가 그대로 키퍼가 손쓸수 없는 곳으로 빨려들어갔다.
광주는 58분 에우베르에게 다시 한번 골을 허용했다.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에 에우베르가 다시 한번 가볍게 차 넣으면서 추격에 들어갔다. 스코어는 3:2.

경기가 난타전 양상으로 흐르자 이정효 감독은 베카, 가브리엘, 이희균을 투입하면서 맞불을 놨다.
이 감독의 신들린 교체는 전부 골로 연결됐다. 67분 베카가 아사니의 크로스를 발리슈팅으로 골을 터뜨렸고, 이희균은 71분 가브리엘의 패스를 받아 팀의 5번째 골을 만들었다. 2분 뒤 가브리엘마저 높이 뜬 공을 헤더로 밀어넣으면서 광주는 6:2로 달아났다.
요코하마가 84분 니시무라의 환상적인 포물선 중거리 슈팅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아사니가 이희균-베카의 환상적인 뒤꿈치 패스를 이어받아 칩샷으로 헤트트릭을 완성, 광주의 화력을 완성했다. 아사니는 ACLE 첫 헤트트릭 득점자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한편, 광주는 이날 승리로 동(EAST)-서(WEST)로 나뉘어 치러지는 조별 예선 E조 선두로 올라섰다. 같은날 포항 스틸러스를 꺾은 중국의 상하이 선화, 호주 센트럴 코스트를 이긴 중국 산둥 타이산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서 앞섰다. E조에선 12개팀 중 4개팀이 W조와 8강전에 나선다.
또한 광주는 이날 이기면서 본선 진출 보너스 80만달러와 승리 보너스 10만 달러까지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