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첫날, 더위는 물러가고 있지만 K리그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시즌의 끝이 가까워지면서 각 클럽들의 승강을 둘러싼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상위권 클럽들은 우승 혹은 아시아 무대로 나갈 기회를 잡기 위해 스퍼트에 들어갔고, 하위권 클럽들은 강등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K리그는 두 개의 주요 리그, K1과 K2로 나뉩니다. 현재 K1리그에는 12개 클럽이, K2리그에는 13개 클럽이 속해있습니다. 그 외에 하위 리그인 K3와 K4가 있지만, 승강제는 K1과 K2 간의 경기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즌이 끝나면 K1리그의 최하위 클럽은 K2리그로 강등되고, K2리그 우승 클럽은 K1리그로 승격됩니다. 그리고 K1리그 하위권 두 팀과 K2리그 2위와 3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한 두 팀만이 K1리그에 잔류하거나 새로이 입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K1리그 하위권 클럽들 간의 경쟁은 '멸망전'이라고 불릴 만큼 치열합니다. 승점 1점 차이로 강등될 수도, 생존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 경기들은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니라 생존을 건 싸움이나 다름없습니다. 여기서 승리하는 클럽은 살아남지만, 패배하는 클럽은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없기에 서포터즈들의 긴장감도 극에 달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번 시즌 K2리그로 강등된 수원삼성 블루윙즈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수원의 서포터즈들은 구단의 성적 부진에 분노하며, 결국 감독 교체와 프런트 개편까지 요구했습니다. 이는 상·하위리그로의 오르내림이 그저 구단만의 일이 아니라, 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큰 사건임을 보여줍니다.
리그 내 클럽이 우여곡절을 경험하며 한 시즌을 마무리하듯, 우리도 삶에서 크고 작은 경쟁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끊임없는 순위 경쟁, 좁아지는 기회의 문, 상위로 올라가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상단의 꼭짓점을 향한 투쟁 속에서 매일을 살아남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위대한 일입니다. 버티고 또 버티는 것이 곧 승리라는 말이 오늘따라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우리가 치르는 경기는 때로는 축구보다도 더 치열하고, 더 가혹할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며, 오늘 하루를 살아낸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힘들고 고된 하루였겠지만, 버티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우리의 삶에 벌어질 수도 있는 '멸망전'에서도 끝까지 살아남기를 응원합니다.
#. 에필로그
현재(2024.10.1. 기준) K1리그 하위 3개 팀의 승점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클럽 간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우리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오늘은 ‘도자기(도예가의 망치)’라는 시를 보냅니다. 조금의 위로가 되길 소망합니다.
<도예가의 망치>
김승현
당신은 판을 돌리고 손을 뻗으며
진흙 속의 나를
오색 청량한 도자기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얼굴에 잡티 하나 있다고
깨부수려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쨍하는 소리뿐
창조자여
시원하십니까
단계마다 여럿 깨지는
슬픔의 피라미드는
누구의 작품입니까

김승현 논설위원
제주 태생, 글과 축구를 사랑하는 예술인.
시집 『사람별하트』 저자
現) 아인스하나(주) 이사
現) (사)한국문인협회 제주지부 청년문학위원
現) 스토리에이지(주) 편집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