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전용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1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 FC의 올 시즌 2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인천은 치열했던 지난 울산 원정에서 무승부를 지켜내면서 3위를 유지했었다. 5승 5무 2패의 리그 초반 성적은 잔류가 더 이상 인천의 정체성이 아님을 반증했다. 대구와는 8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었고,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승리했었다. 오반석과 델브리지의 부상은 아쉽지만, 인천엔 김동민과 강민수도 존재했다. 무고사는 다시 연속경기 득점에 시동을 걸면서 득점왕 굳히기 나섰다.

대구는 지난 2번의 원정경기에서 극장 골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짜릿한 승점 2점을 맛봤었다. 아직까지 원정 성적은 3무 3패지만, 승리에 대한 부담은 떨친 상태였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예선 이후 3경기 무패로 ACL 이전 연패와 부진도 탈출했다. 11위까지 쳐졌던 순위도 어느덧 8위까지 올라섰다. 세징야와 홍정운, 홍철이 돌아오면서 짜인 대구의 베스트 라인업은 지난 맞대결 당시의 대구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인천은 이태희 골키퍼가 2경기 연속 골문을 지켰고, 델브리지와 오반석의 자리는 김광석과 강민수로 대체했다. 미드필더 라인은 민경현을 제외하고는 지난 경기 교체 투입 자원들인 여름-이동수-김보섭을 선발출전 시켰다. 최전방 무고사-이용재 투톱은 아길라르가 받쳤다.

대구는 왼쪽 욍백 자리만 홍철 대신 케이타를 선발출전 시켰고, 지난 2경기와 완벽하게 동일한 선발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오승훈-김진혁-홍정운-정태욱의 방어라인과 이진용-황재원의 워크호스 라인, 세징야-제카-고재현으로 구성된 공격라인은 현 시점 가마 감독의 원픽이 됐다.

대구는 전반 초반 라마스의 헤더와 고재현의 슈팅으로 인천의 골문을 위협하며 경기를 주도해나갔다. 다소 수세적 라인업의 인천을 상대로 압박하면서 몰아친 결과 이른 시간에 선제골도 터졌다. 첫 골의 주인공은 제카도 고재현도 아니었다. 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세징야가 올려준 킥을 공격에 가담한 중앙 수비수 홍정운이 헤더로 인천 골문에 밀어넣었다. 지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산둥전에 골 맛을 봤던 홍정운의 리그 1호골이었다. 도움을 기록한 세징야는 이번 시즌 기록한 2개의 도움을 모두 코너킥으로 만들어냈다.

홈에서 선제 실점한 인천은 설상가상 부상자도 추가됐다. 가장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었던 여름이었다. 벤치가 바빠지면서 급하게 이명주가 교체투입 되었다.

인천은 대구의 압박에 고전했지만 전반 중반을 넘어가면서 이명주의 조율과 김보섭의 우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통해 서서히 공격을 풀어나갔다.

대구가 1:0으로 앞선 상태도 마무리 될 듯 보였던 전반을 무고사는 그냥 두고보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1분 민경현의 크로스를 클리어 한 홍정운의 헤더 세컨드 볼을 무고사가 그대로 왼발 발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날카롭게 절정해 오른 무고사의 골 감각은 그동안 눈부신 선방으로 대구 골문을 지켜낸 오승훈 골키퍼도 꼼짝할 수 없었다. 무고사는 10호골을 기록하면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고, 지난 대구전 선제 패널티 킥(PK) 골의 데자뷰처럼 전반 추가시간에 골을 기록했다. 무고사의 동점골로 양 팀은 전반을 1:1로 마쳤다.

후반 인천은 김도혁을 투입하면서 추가골을 노렸다.

대구는 세징야의 솔로 플레이를 활용해 공격의 활로를 모색했다.

후반 23분 인천은 송시우를 투입하면서 수비가 아닌 공격을 강화했다. 3분 뒤 대구도 홍철을 투입하면서 왼쪽 측면에서의 공격 활로모색을 요구했다.

대구는 세징야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간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서 영점을 맞춰갔다. 그리고 후반 34분 프리킥 찬스에서 영점 조정을 마친 세징야의 오른발이 불을 뿜었다.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 프리킥은 인천 골문 왼쪽 구석을 파고들었다.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골로 마무리하면서 대구는 2:1 역전에 성공했다. 세징야는 3경기 연속골에 시즌 5호골을 기록했고, 이 날 경기에서 공격포인트 2개를 적립했다.

후반 44분 무고사의 낮게 깔린 중거리 슈팅이 오승훈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인천의 패배가 임박해왔다. 그러나 인천은 후반 경기 종료 직전 4번이나 승부를 뒤집었던 극장골의 팀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홍시후가 김진혁과의 경합과정에서 PK를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무고사가 성공시키면서 인천의 5번째 극장 골 경기가 완성됐다. 무고사는 11호 골을 4번째 PK 골로 장식했고, 대구전에서만 3개의 PK 골을 성공시켰다. 지난 맞대결의 데자뷔처럼 대구는 경기 종료 직전 PK를 허용하면서 또 다시 인천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대구전 2경기의 모든 골을 책임진 무고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좋은 상태고, 컨디션을 언급하기에 앞서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라고 동료애를 드러냈다.

인천은 승점 1점을 추가하면서 리그 3위를 지켰다. 대구는 4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면서 승점을 추가했지만, 같은 날 승전보를 올린 수원에 밀리면서 순위는 9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인천은 오는 21일 4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패배를 안긴 4위 포항을 상대로 설욕전 겸 순위 다툼을 펼친다. 대구도 22일에 4라운드에서 패배를 안겼던 강원을 홈으로 불러들여서 하위권 탈출 매치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