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이 울산과 전북의 양강구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일 김천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26라운드 김천 상무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에서 포항은 전반 추가시간 터진 그랜트의 헤더골을 결승골로 지켜내면서 김천 상무에 1:0으로 신승했다.
김천은 2연패를 벗어났지만 3경기 연속 승리를 놓치면서 하위권에 내몰렸었다. 리그 10위로 쳐지면서 강등 플레이오프 후보군에 오른 상황에서 설상가상 주전력인 3기 선수들의 말년 휴가와 전역이라는 위기를 맞이했다. 최근 선발 출전한 2경기에서 팀 득점이 없었기에 최전방 김지현의 어깨는 무거웠다. 김지현으로서는 최근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득점을 기록했었기에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할 더할 나위 없는 무대였다. 포항은 최근 2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면서 다소 주춤했다. 제주와 승점 3점 차이를 내며 3위를 달리고 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허용준의 선발출전 경기 증가와 정재희의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생산은 고무적이지만, 올 시즌 김천과의 맞대결 성적은 1무 1패로 열세이기에 결코 방심할 수 없다. 탄탄한 조직력으로 국내 선수들이 중용되고 있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필요해 보였다.
김천은 조규성을 비롯한 상무 3기 전역 예정자들을 대거 명단에서 제외했다. 전역을 앞둔 구성윤 골키퍼 자리는 황인재가 이어받았다. 쓰리백으로 변화를 시도한 수비라인은 센터백에 송주훈, 박지수에 예비 전역자 연제운을 배합했고, 좌우 윙백은 김한길과 강윤성을 출전시켰다. 중원은 이영재와 권혁규, 박상혁이 나섰고, 최전방은 포스트 조규성을 대비해 김지현 권창훈 카드를 가동시켰다. 포항은 그랜트가 센터백으로 선발출전하면서 박승욱이 오른쪽 풀백 자리로 이동했다. 3선은 신진호와 이수빈이 신구 조화를 이뤘고, 권기표는 올 시즌 첫 선발출전하면서 고영준, 완델손과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허용준이 출전했다.
전반 초반을 주도한 팀은 김천이었다. 김천은 전반 4분 김한길의 측면돌파가 권창훈의 왼발 슈팅까지 이어졌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3분 뒤 박상혁의 로빙패스가 다시 한 번 권창훈에게 연결됐지만, 권창훈의 왼발 슈팅은 힘이 제대로 실리지 못했다. 포항은 잦은 패스 미스로 좀처럼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수비 뒷공간을 노린 패스도 번번이 김천 수비수들과 황인재 골키퍼의 빠른 상황판단에 이은 커트에 막혔다. 중반 이후 반격을 시작한 포항은 전반 32분 고영준이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서 공격력을 끌어올렸고, 3분 뒤에는 이수빈의 날카로운 침투패스가 허용준에게 1:1 찬스를 만들어주면서 득점기회도 잡았다. 김천 박지수의 태클이 아니었다면 선제골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천도 권창훈이 바로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서 응수했다. 유기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서 득점없는 마무리가 예상되던 전반 추가시간 선제골이 터졌다. 포항 코너킥 상황에서 신진호의 킥을 권기표가 백헤더로 연결했고 공격에 가담한 그랜트가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그랜트의 올 시즌 1호골이자, 권기표의 1호 도움이었다.
그렇게 전반은 포항의 1:0 리드로 마무리됐다. 포항은 후반 시작하면서 임상협과 김승대를 투입하면서 매끄럽지 않았던 공격라인에 변화를 꾀했다. 득점을 기록했지만 경고를 받았던 그랜트도 교체아웃시키고, 신광훈을 투입하면서 수비라인도 재정비했다. 후반 10분이 지나면서 정재희도 투입시켰다. 김천도 김경민이라는 발빠른 공격카드를 꺼내들었다. 포항은 교체투입된 정재희가 후반 18분 허용준의 노룩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1 기회를 잡았지만 명준재의 수비에 막히면서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김천도 후반 27분 교체카드 김경민이 돌파 후 특유의 접기를 선보이며 포항 수비진을 흔들었지만, 회심의 슈팅이 강현무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남은 시간 포항은 정재희와 임상협, 모세스, 김승대 등 공격수들에게 결정적인 슈팅기회가 한 차례 이상 주어졌지만, 골문을 벗어났고 김천은 마무리 상황에서의 섬세한 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는 포항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풀백과 중앙수비수를 오가며 승리를 지켜낸 박승욱은 ‘지난 서울전 패배 후 분위기 반전을 하고자 준비를 잘 했다. 전방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수비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의 목표에 관해서는 ’지금은 포항을 대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천 원정에서 소중한 승리를 따낸 포항은 승점 40점으로 2위 전북에 5점차로 따라붙었으면서 3강 구도에 주춧돌을 놓았다. 김천은 3기 전역 이후를 대비한 과도기적 포메이션과 새로운 선수들을 활용한 부분이 의미 있었지만, 홈 2연패에 빠지면서 자칫하면 수원에게 10위 자리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