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무고사 이후’ 극장을 재개봉하며 새로운 체제 안착을 선보였다.

7일 오후 7시 30분 대구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27라운드 대구 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5골을 주고 받는 공방전 끝에 후반 추가시간 터진 김도혁의 결승골로 인천이 3:2로 승리했다.

대구는 7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2번의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순위도 9위까지 쳐진 상태였다. 올 시즌 인천과의 상대 전적은 1무 1패로 열세였고, 홈 맞대결은 패했었다. 인천은 ‘포스트 무고사’ 라인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공격의 첨병 역할을 담당해주고 있는 김보섭은 지난 4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도 이적 후 지난 4경기에서 도움 2개를 기록하면서 인천에게 새로운 득점루트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대구는 발목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홍정운의 자리를 조진우가 채웠고,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홍철의 왼쪽 측면은 케이타가 나섰다. 세징야의 부상도 재발하면서 페냐가 라인을 올렸고, 이용래가 페냐의 자리를 담당했다. 오른쪽 측면의 장성원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전했다. 인천은 김도혁과 이명주가 중원을 지키고 에르난데스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지난 수원 FC전 라인업을 다시 들고나왔다. ‘슈퍼 서브’ 김보섭은 오늘도 교체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기를 시작했다.

인천은 전반 8분 아길라르가 대구 문전에서 파울을 얻어내면서 먼저 기회를 잡았다. 직접 키커로 나선 아길라르의 프리킥은 수비벽을 넘어 골문 왼쪽 구석으로 향했지만, 크로스바를 맞으면서 골라인을 벗어났다. 위기를 넘긴 대구는 곧바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9분 인천 문전에서 공을 지켜내던 제카가 측면 돌파 후 낮게 깔린 패스를 시도했고, 걷어내려던 델브리지의 발에 맞은 공이 골문 안으로 흘러가면서 인천의 자책골이 나왔다. 소유한 공을 끝까지 지키려는 제카의 의지가 빚어낸 골이었고, 대구는 전반 초반 1:0으로 앞서나갔다. 아쉽게 실점한 인천은 보다 공격적으로 대구 문전을 위협했고, 전반이 끝나가기 전에 만회에 성공했다. 인천은 전반 34분 왼쪽 측면에서부터 시작된 공격으로 수차례 슈팅을 시도했고, 오른쪽 측면으로 흘러간 공을 김준엽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에르난데스를 맞고 바운드 된 공은 이명주 앞에 떨어졌고, 이명주는 발리 슈팅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1:1을 만든 동점골이었고, 이명주는 시즌 4호골, 에르난데스는 쑥스러운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이 후 드리블 후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시도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고, 양 팀의 전반은 1:1 동점으로 종료됐다. 

후반 대구는 이용래를 김희승으로 교체하면서 체력을 안배했고, 인천은 김보섭을 투입하면서 추가득점을 노렸다. 김보섭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에 활기를 띄던 인천은 후반 10분 동점골의 주인공인 이명주가 몸에 불편함을 느끼고 교체아웃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대구는 상대 핵심 선수의 부재를 놓치지 않고 공세를 펼쳤고, 후반 17분 인천 문전에서의 혼전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인천 이태희 골키퍼가 제카의 슈팅을 막아냈고, 골문으로 흘러들어가던 세컨드볼을 강민수가 걷어내면서 기회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대구가 놓친 기회를 인천은 놓치지 않았다. 후반 21분 아길라르가 하프라인 넘어 대구 수비 뒷공간을 바라보고 롱 패스를 연결해주었고, 에르난데스가 빠른 스피드로 침투해 들어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에르난데스는 K리그1 1호골을 역전골로 장식했고, 인천은 2:1로 앞서나갔다.

대구는 지친 고재현을 황재원으로 교체하면서 만회골을 노렸다. 후반 38분 황재원의 크로스가 페냐의 헤더로 이어졌지만, 골문을 한 뼘차로 벗어났다. 오후성과 정치인을 투입하며 재차 기회를 노리던 대구는 후반 40분 페냐의 페스를 받은 김진혁의 왼발 슈팅이 인천 골망을 가르면서 결국 동점을 만들어냈다.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2:2 동점이 되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이 드라마의 승리 시나리오는 인천 김도혁이 써냈다. 후반 추가시간 아길라르의 코너킥에 이은 에르난데스의 헤더가 김도혁에게 향했고, 김도혁이 머리로 방향만 바꿔주면서 인천의 극장골을 만들어냈다. 인천은 동점-역전-동점-재역전으로 이어진 공방전 끝에 3:2로 승리했고, 김도혁은 시즌 1호골을 극장골로 만들어내면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1골 2도움으로 팀 승리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에르난데스도 팀 내 입지를 확고히 했다.

결승골을 기록한 김도혁은 "더운 날씨에 힘겨울 것으로 예상한 대구 원정에 팬분들께서 많이 와주셨는데 승리해서 기쁘다. 상위 스플릿 진출에 발판이 될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팀 동료인 에르난데스에 대해서는 "도움을 기록한 뒤 확실하게 팀에 적응을 한 것 같다"라면서 "라커룸에서 DJ 역할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올려주고 있고, 사실상 오늘 경기의 주인공인데 저한테 양보한 것 같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구 원정에서 승리한 인천은 제주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고, 득점에서 앞서면서 4위로 올라섰다. 홈에서 2연패를 기록한 대구는 김천에게 승점 1점차로 쫓기면서 강등권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세징야를 비롯한 주축선수들의 부상도 걱정거리로 남았다.

인천은 13일(토) 홈에서 2위 전북을 맞아들인다. 대구는 강행군이 시작된다. 10일(수) 강원 원정을 떠나 24R 순연 경기를 치르고, 13일(토)에는 28R 울산 원정을 소화한다. 이어 일본으로 건너가 18일(목) 우라와 스타디움에서 전북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