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FC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패배 직전에 살아났다
2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29라운드 수원 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수원 FC는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건웅의 동점골로 제주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 FC는 강원과 서울을 다득점에서 앞서며 힘겹게 6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리그 5위 제주와의 승점 차는 5점으로 패할 시 파이널 A 탑승도 장담할 수 없었다.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노리는 제주는 인천에게 빼앗긴 4위 자리 탈환이 중요했다. 다음 라운드 인천과의 맞대결에서의 부담을 줄이려면 수원 FC전 승리가 필요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1승 1무로 우위에 있었다.
박배종이 골문을 지킨 수원 FC는 곽윤호-김건웅-신세계가 쓰리백을 구성했다. 미드필더 좌우는 박민규와 이용, 중앙은 박주호와 정재용이 나섰고, 최전방 김현의 좌우로는 22세 이하 이영준과 이기혁이 포진했다. 제주는 김근배 골키퍼가 지난 서울원정에 이어 시즌 2번째로 선발 장갑을 꼈다. 정운과 김경재가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췄고, 풀백의 왼쪽은 김명순, 오른쪽은 안현범이 출전했다. 중원은 윤빛가람과 이창민이 동시 출격했고, 최영준이 뒤를 받쳤다. 최전방은 리그 득점 공동 1위 주민규와 두 외국인 공격수 제르소와 링이 책임졌다.
먼저 분위기를 가져온 쪽은 수원 FC였다. 전반 14분 이용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얼리 크로스를 이영준이 뛰어들어가면서 머리에 맞혔다. 포물선을 그린 공이 김근배 골키퍼의 뒤로 넘어가면서 선제골이 만들어졌다. 이영준의 깜짝 프로 데뷔 골로 수원 FC는 1:0으로 앞서 나갔다. 도움을 기록한 이용도 올 시즌 첫 공격포인트였다. 실점한 제주도 반격을 시도했다. 전반 19분에는 링, 22분에는 이창민이 중거리 슈팅으로 수원 FC의 골문을 노렸지만,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양 팀은 22세 이하 선수들을 수원 FC 이승우와 장혁진, 제주는 정우재로 교체하면서 전반 중반 본격적인 ‘어른들(?)‘의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제주의 만회골이 터졌다. 전반 33분 박스 왼쪽에서 제르소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수원 FC의 골망을 갈랐다. 주민규의 시즌 15호,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골이었다. 스코어는 1:1이 되었고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제주는 전반 42분 프리킥 기회에서 윤빛가람이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리면서 역전을 노렸지만 박배종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양 팀의 전반은 추가 득점없이 무승부로 종료됐다.
후반 수원 FC는 무릴로와 라스를 교체인 하면서 공격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러나 골은 수원 FC가 아닌 제주에서 터졌다. 후반 1분 김경재의 패스를 받은 안현범이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돌파해 들어가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제주가 2:1로 앞서가는 역전골이었고, 안현범의 올 시즌 1호 골이었다. 역전을 허용한 수원 FC는 전반 6분 라스가 헤더 세컨드 볼을 이승우에게 연결했지만, 골키퍼가 한 발 빠르게 처리를 했다. 라스는 무릴로의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도 연결해봤지만 이번에는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승기를 잡은 제주는 후반 15분 김주공과 조성준으로 교체하면서 공격진의 체력을 보강했다. 윤빛가람과 주민규, 이창민도 정교한 패스 플레이를 만들어가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위기에 몰린 수원 FC는 후반 19분 신세계 대신 김승준을 투입해 공격을 보강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헐거워진 수비로 인해 역습을 자주 허용했고, 김주공에게 날카로운 슈팅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수원 FC는 후반 44분 프리킥 기회에서 무릴로의 띄워준 공에 라스의 왼발이 닿지 않으면서 결정적인 마지막 기회마저 놓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극장골은 여지없이 추가시간에 터졌다. 수원 FC는 이승우가 제주 문전에서 영리하게 공에 먼저 발을 갖다 대면서 제주 최영준의 파울을 유도해냈고 PK를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이승우가 실축했지만 김건웅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달려들어 세컨드 볼을 골문에 밀어넣으면서 동점 드라마를 완성해냈다. 패전 위기에서 팀을 건져낸 말 그대로 극적인 골이었다. 치열했던 5, 6위간의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동점골의 주인공 김건웅은 ’경기 초반 이영준의 골로 쉬운 경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수비진이 집중력을 잃고 내리 실점을 했는데, 90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뛰었던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슬아슬했던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동점골에 대해서는 ’이승우가 PK를 왼쪽으로 차는 연습을 많이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왼쪽에 서 있었다. 공교롭게 공이 흘러나와서 시즌 1호골이 된 것 같다‘고 인터뷰했다.
수원 FC는 올 시즌 연장 후반에만 무려 5번의 역전 혹은 동점을 만드는 극장골을 터뜨리면서 끈질긴 팀 컬러를 과시했다. 승점 1점을 추가했지만, 경쟁자인 강원이 승리하면서 6위 자리를 내어줬고, 파이널 B에 속하는 7위로 내려앉았다.
제주는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면서 아쉬운 승점 1점을 확보했다. 4위 인천이 패하면서 승점차를 2점으로 좁혔지만, 6위 강원에도 3점차로 쫓기게 됐다.
수원 FC는 6일 홈에서 3위 포항을 상대로 승점 3점에 재도전한다. 같은 날 제주는 인천과 4위 쟁탈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