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스플릿 마지막 한자리의 주인공은 강원이었다.
18일 오후 3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33라운드 강원 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강원은 김영빈의 멀티골을 앞세워 제주를 2:1로 제압했다. 승리한 강원은 6위를 기록하면서 극적으로 상위 스플릿에 합류했다.
수원 FC와 마지막까지 상위 스플릿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던 강원에게 승리는 필수요소였다. 자력 진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용수 감독은 ‘부담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싶지 않다. 공격시에 약속된 부분만 잘 유지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상위 스플릿을 확정지은 제주의 다음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티켓 확보였다.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대한 부담은 덜었지만, 4위 인천과는 승점차를 빠르게 좁힐 필요가 있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2전 1무 1패로 제주의 열세였다.
강원은 유상훈 골키퍼와 윤석영, 김영빈, 임창우의 쓰리백이 변함없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노련한 정승용과 무서운 신예 김진호의 좌우 윙백도 변함없이 유지했고, 중원은 케빈과 김동현이 지켰다. 최전방 김대원, 이정협, 양현준 조합은 3경기 연속 호흡을 맞췄다. 제주는 골키퍼에 김동준, 포백에 정우재, 정운, 김오규, 김봉수로 후방을 구성했다. 중원에서는 최영준이 무게중심을 잡고, 윤빛가람이 볼배급을 담당했다. 발빠른 제르소와 김범수에 더해 2경기 연속골을 노리는 진성욱과 예비역 서진수로 공격진을 꾸렸다.
제주는 전반 시작과 동시에 서진수가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서 먼저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윤빛가람의 패스와 제르소, 김범수의 돌파를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강원은 제주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간간이 역습을 전개하면서 맞섰다. 첫 골은 강원의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터졌다. 전반 42분 김대원의 코너킥에 이은 김영빈이 헤더가 골문을 향했고, 제주 김동준 골키퍼가 몸을 날려 손을 뻗어보았지만 공은 골 라인 밖이 아닌 그물에 걸렸다. 김영빈의 시즌 3호골로 강원은 1:0으로 앞서나갔다. 김대원은 12호 도움을 기록하면서 도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제주 주민규와 함께 공격 포인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경기를 리드한 상태로 전반을 마무리한 강원은 후반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추가 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김대원-김영빈이었다. 후반 18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던 김진호가 제르소의 파울을 유도해내면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김대원이 공을 낮게 깔아줬고, 문전에서 자리싸움을 벌이던 김영빈이 달려 나오면서 힐킥을 시도했다. 제주 수비수들과 김동준 골키퍼는 허를 찔렸고, 강원의 두 번째 골이 만들어졌다. 김영빈과 김대원은 나란히 멀티골과 멀티 도움을 기록, 김대원은 13호 도움을 달성하면서 도움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두 골을 뒤지며 수세에 몰린 제주는 김규형과 변경준을 교체투입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강원도 이정협과 양현준 대신에 발샤와 갈레고를 투입하면서 공격진의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강원은 유상훈 골키퍼의 선방도 빛났다.후반 27분 제주 프리킥 상황에서 서진수의 헤더를 막아냈고, 후반 36분에는 이지솔의 헤더도 방어해내면서 강원의 골문을 확실하게 지켜냈다. 제주는 후반 추가시간 서진수의 득점으로 1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동점골까지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경기는 강원의 2:1 승리로 끝났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 강원은 수원 FC가 울산에게 패하면서 극적으로 상위 스플릿행을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 강등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힘겹게 시작한 정규라운드를 의미있게 마무리했다. 제주는 패했지만 5위를 지키면서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상위 스플릿에 진출했다. 파이널 라운드는 ACL 출전 티켓 확보를 향한 여정이 됐다.
양 팀은 약 2주간의 A매치 휴식기 이후 상위 스플릿에서 다시 조우한다. 1위 울산과 2위 전북, 3위 포항, 4위 인천을 상대하면서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