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수도 슬럼프 탈출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3일 오후 6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16라운드 수원 삼성과 수원 FC의 시즌 2번째 ‘수원 더비’가 펼쳐진다. 통산 14번째 맞대결로 상대 전적은 7승 1무 5패로 수원 FC가 앞서 있다. 가장 최근인 3라운드 경기도 수원 FC가 2:1로 승리한 바 있다.
홈 팀 수원에게 ‘수원 더비’는 연패 탈출의 기회다. 김병수 감독 부임 후 리그와 FA컵에서 승리를 추가했던 수원은 최근 다시 2연패에 빠졌다. 승점 8점(2승 2무 11패)으로 리그 최하위 탈출은 아직도 요원한 상황이다. 올 시즌 리그 홈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기록 역시 부담이다.
긍정적인 시그널도 있다. 역설적이지만 아직까지 무승인 홈에서 치러지는 경기라는 점이다. 수원은 5월 23일 홈에서 펼쳐진 ‘2023 하나원큐 FA컵’ 16강전에서 대구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FA컵 경기를 통해 홈 승리를 맛보면서 홈 무승의 중압감을 덜어냈다. 게다가 비록 올 시즌 첫 수원 더비는 패했지만, 지난해 빅버드에서의 2차례 맞대결은 모두 승리했었다. 최근 홈에서만큼은 수원 FC에게 결코 밀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원에는 수원 FC 맞춤형 키 플레이어도 있다. 바로 안병준이다. 안병준은 13라운드에서 마수걸이 골을 신고한 이후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득점포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시즌 중반 합류했던 지난해에도 19경기에서 8골을 몰아친 바 있다. 수원 FC와의 인연이 특히나 흥미로운데, K리그 데뷔팀이자 승격을 일궈낸 팀이었다. K리그2 수원 FC의 2시즌(2019~2020)을 동행했고, 승격을 결정짓는 골도 터뜨리면서 인연의 정점을 찍었다. 안병준은 K리그2 득점왕과 MVP를 차지하고 승격을 이뤄낸 친정팀 수원 FC를 상대로 수원 삼성 지키기에 나선다.
수원 FC는 최근 4연패로 수원 삼성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연패 기간 동안 12실점(경기당 3실점)을 허용했고, 그 결과로 수원을 제치고 실점(29)과 득실(-13)에서 리그 최하위에 랭크됐다. 승격 후 수원 FC는 많은 실점을 다득점으로 상쇄하는 팀 컬러를 유지했는데 올 시즌은 그 장점마저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순위는 9위까지 떨어졌고 16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강등 위험권인 10위 추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연패 탈출과 상위 스플릿 재진입의 해답은 결국 공격진에 달려있다. 라스-무릴로-이승우 삼각편대의 활약이 곧 솔루션이다.
라스는 늘 수원에 강했다. 매 시즌 수원 상대로 공격포인트를 적립해 왔다. 2021시즌 2개(1골 1도움), 2022시즌 3개(1골 2도움)를 기록했고, 올 시즌도 첫 맞대결에서 이미 2개(2도움)를 달성했다. 특히나 지난해 18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무릴로의 선제골과 이승우의 쐐기골 멀티도움으로 삼각편대에 의한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 FC 유니폼을 입고 1부에서 48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라스는 수원 삼성전에서 50개에 도전한다.
라스-무릴로 조합도 시너지를 발휘한다. 무릴로는 수원 FC에서의 3시즌 동안 라스와 9개의 골을 합작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해왔다. 2021시즌에만 7개를 합작했고, 18R에서는 득점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2:1 승리의 주역이 된 바 있다. 라스-무릴로는 수원을 상대로 자릿수 득점 합작을 노린다.
이승우는 14라운드에서 1호골을 신고하며 슬로우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해 이승우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의 승률(9승 1무 6패)이 팀 승률(13승 9무 16패)보다 좋았음을 반영하면 이승우의 활약은 팀 성적 상승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난 시즌 '수원 더비'에서는 4경기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K리그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시점에서 수원을 연고지로 둔 두 팀은 연패의 위기를 겪고 있다. 긴 시즌 어느 팀이나 피할 수 없이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슬럼프다. 시즌 2번째 ‘수원 더비’의 결말이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가 될 수 있을까. 그마저도 승자에게만 적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