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광주가 포항을 꺾고 분위기를 이어갈까.
17일(일) 오후 2시 포항 스틸야드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4’ 포항 스틸러스와 광주FC의 3라운드 경기가 예고돼 있다. 3월 A매치 휴식기 앞두고 마지막 경기다.
지난해 광주와 포항의 맞대결은 경기 결과만큼 감독들 간의 지략싸움도 치열했다. 양 팀은 전적에서 1승 2무 1패로 균형, 각각 홈에서 1승씩 거둔 뒤 나머지 2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득실에서도 나란히 5득점씩 나눠 가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 양 팀의 맞대결에서 변경된 점이 있다. 이정효 감독이 김기동 감독의 포항이 아닌 박태하 감독의 포항을 맞붙는다. 이정효와 박태하의 맞대결도 여러모로 관전 요소다. 양 감독의 전술적 부분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공을 소유시 상대방을 수비지역까지 끌어들인 다음 전방 롱패스를 통해 빌드업을 전개, 공이 없을 때는 강하게 압박을 건다. 그리고 양 감독은 팀을 승격한 이력을 지녔다. 이정효 감독은 2022시즌 광주를 맡아 리그2에서 다이렉트 승격을 이룬 뒤 2023시즌 광주를 3위에 안착시키며 팀 최초 ACLE 진출에 견인했다. 박태하 감독은 2016년 옌볜 푸더를 갑급 리그를 우승으로 이끌고 중국 슈퍼리그로 승격시켰다.

개막전 동해안 더비에서 패했던 포항은 지난 라운드 박태하 감독 아래 첫 승(3:1)을 거뒀다. 대구상대로 전반전 1:0으로 끌려갔지만, 후반전 조르지의 2도움을 더해 공격진이 폭발하며 3골을 몰아쳤다. 이로써 박태학 감독은 ACL 포함 4경기 만에 값진 결과(감독으로 K리그 첫 승)를 수확했다.
포항은 올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겪었다. 4년 동안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이 서울로 넘어갔고, 스쿼드에선 지난해 주장을 맡은 김승대를 비롯해 2023 리그 베스트 11인 제카와 그랜트가 팀을 떠나면서 많은 우려가 나왔다. 포항은 박태하 감독 선임과 함께 스쿼드 안정을 되찾아 갔다. 지난해 볼 획득 1위에 빛나는 오베르단을 완전 이적에 성공했고 조르지와 허용준을 영입하며 공격진 보강을 마쳤다.
포항은 백성동과 조르지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2023시즌 리그1 도움왕에 빛나는 백성동이 지난해 광주 상대로 3경기 출전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광주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이번 맞대결에서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노린다. 그리고 조르지가 박태하 감독의 전술에 완벽하게 녹아들면서 리그 첫 득점을 정조준한다. 조르지는 지난 4경기에서 최전방에서 포항의 공격을 이끌었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개막전(울산 상대)에서 포항 유니폼을 입고 첫 득점을 기록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하지만 다음 라운드 아픔을 딛고 2도움을 기록했다. 백성동과 조르지의 호흡이 늘어난다면 포항의 새로운 공격 루트가 될 수 있다.
2연승을 달리고 있는 광주는 기세를 몰아 포항원정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개막전에서 이희균의 중거리와 가브리엘의 데뷔골에 힘입어 2:0으로 서울을 격파했다. 다음 라운드 강원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후반전 4골을 몰아치면서 강원을 꺾고 2연승에 성공했다.
정호연은 이번 시즌 광주의 핵심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이순민과 함꼐 광주의 중원을 책임지며 팀을 3위로 이끌었으며, 연말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탔다. 이번 시즌에도 정호연의 활약은 변치않았다. 지난 2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간 정호연은 지난 11일 첫 성인 국가대표에 승선했다.
광주는 시즌을 앞두고 이순민, 티모, 아론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이탈하는 등 어려운 시즌이 예측됐지만, 영입생들이 이탈자의 공백을 완벽히 메꾸고 있다. 특히 최경록, 가브리엘, 변준수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독일에서 11년을 경험한 최경록은 팀의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다. 중원에서 빌드업 과정은 물론 템포 조절까지 관리한다. 지난 경기 K리그 데뷔골까지 작렬시켰다. 측면에는 가브리엘이 3골을 몰아치면서서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더해 대전에서 넘어온 변준수가 티모의 공백을 말끔히 씻어냈다. 이번 U-23 국가대표 명단에 엄지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