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과 수원 FC가 아쉬움과 안도가 섞인 승점 1점을 나누어 가졌다.
18일 오후 7시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13라운드 성남 FC와 수원 FC의 경기에서 성남과 수원 FC는 2골씩을 주고 받은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리그 9패, 5연패, 홈 4연패, 원정 2연패의 기록을 남기면서 성남은 끝없이 추락 중이었다. 10패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마주친 상대가 올 시즌 유일하게 승리를 안겨주었던 수원 FC인 점도 꼭 다행이라고 볼 수 없었다. 수원 FC전 마저 패한다면 두 자릿수 패배에 더해 리그에 더 이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 상징적 타격도 올 수 있었다. 벌써부터 강등 기로에 서 있는 성남은 기적과도 같은 반전이 필요했다.
이승우의 화려함에 가려져 있었던 수원 FC도 야금야금 성적을 갉아먹고 있었다. 3번의 연패를 기록하며 성남과 연패 쌍벽을 이뤘고, 화끈한 득점만큼이나 실점도 화끈하게 하면서 실점률도 성남 뒤에 바짝 줄을 댔다. 3승 2무 7패에 최근 2연패. 리그 11위까지 떨어진 하향세에서 만난 상대는 7라운드에서 4골을 얻어맞으면서 패했던 성남 FC였다. 성남 연패 탈출의 제물이 되었던 수원 FC가 이번에는 성남을 제물로 삼을 수 있을지가 주목됐다.
성남은 수비진에 권완규가 선발 출전하면서 김지수와 강의빈 두 젊은 수비수들을 이끌었다. 좌우 측면에서는 박수일과 이시영이 활발한 공격 가담을 예고했고, 김민혁과 이종성이 2선의 가운데서 공수연계의 임무를 맡았다. 최전방은 뮬리치와 이종호가 합을 맞췄다.
수원 FC는 박배종 골키퍼와 수비수 김상원이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2선에서는 박주호와 장혁진 두 베테랑에 김건웅이 수비에서 라인을 올리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최전방은 이영준과 김현 두 장신 스트라이커를 배치해 제공권 장악에 나섰고, 이승우는 변함없이 선발로 출전해 두 스트라이커와 호흡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수원 FC는 전반 20분 22세 이하 자원을 빠르게 라스와 정동호로 교체하면서 초반부터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초반 성남의 순간적인 역습과 세트플레이 상황에서의 위기를 박배종 골키퍼의 적극적인 상황판단을 통한 움직임과 선방으로 방어해냈다. 수원 FC는 프리킥 상황이나 공격에서의 패스 전개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으면서 니실라와 무릴로 같은 정교한 키커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첫 골은 더 절박했던 성남에게서 나왔다. 전반 33분 권완규의 중거리 슈팅이 김민혁을 맞고 굴절되면서 수원 FC 골문으로 향했다. 박배종 골키퍼가 완전히 타이밍을 완전히 놓치면서 손을 쓰지 못했고, 성남은 6경기만의 필드골을 마침내 터뜨렸다. 권완규의 시즌 1호 골이었고, 성남은 6경기 만에 감격적인 1:0 리드를 잡았다. 선제골 이 후 성남은 수비를 강화하면서 남은 전반을 버텼고, 수원 FC는 공격을 득점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앞선 상태에서 후반을 시작한 성남은 후반 6분 이시영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구본철이 헤더로 마무리 지으면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박배종 골키퍼의 손에 맞았지만, 공은 골문으로 흘러 들어갔다. 성남은 2:0으로 앞서나갔다.
패배의 위기에 몰린 수원 FC는 교체 투입된 김승준과 정동호를 통한 우측면 공격에서 활로를 모색했다. 후반 21분 정동호의 크로스를 김승준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하지만 정동호-김승준 조합은 결국 결과를 만들어냈다. 후반 26분 정동호는 김승준과 2:1 패스를 주고받으며 성남 문전으로 치고 들어갔고, 왼발 슈팅으로 성남의 골망을 갈랐다. 정동호의 올 시즌 첫 번째 골이었고, 김승준의 2호 도움이자 5번째 공격포인트였다. 수원 FC는 1:2 한 점차로 추격을 시작했다.
골 맛을 본 정동호의 오른발 감각은 날카로웠다. 후반 39분 문전으로 올린 프리킥을 성남 김민혁이 클리어한다는 것이 헤더 자책골로 만들어버렸다. 결과적으로 정동호의 오른발 프리킥은 동점골의 시발점이 됐다. 2골에 모두 관여한 정동호의 활약으로 수원 FC는 후반 막바지에 2:2 동점을 만들었다.
성남은 팔라시오스와 조상준을 투입하면서 결승골을 노렸지만,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 오히려 수원 FC의 막판 공세에 고전했고, 김영광 골키퍼의 선방으로 가까스로 승점 1점을 지켜냈다. 승리가 간절했던 양 팀의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성남은 승리를 올리지 못했지만 5연패를 끊어내고 승점 1점을 챙겼다. 수원 FC와의 상대 전적도 1승 1무 우위를 유지하면서 자신감에도 숨통을 틔웠다. 필드골 2골을 기록한 것도 수확이었다는 평이다.
수원 FC도 가까스로 패배를 면하면서 중위권 추격 레이스를 이어갔다. 아직 11위지만 정동호 등 베테랑 선수들이 경기력을 찾아가고 있는 부분이 위안이다.
성남은 21일 상암으로 이동해 FC 서울과 1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수원 FC는 22일 전북을 홈으로 불러들여 1라운드 패배의 설욕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