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보다 화려할 수 없는 아시아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인천은 19일 오후 7시 일본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 4:2 승리를 거뒀다.
인천은 이날 무고사-제르소 투톱을 선발로 가동했다. 허리를 정동윤, 김도혁, 신진호, 이명주, 김준엽이 구성하고, 델브릿지, 김동민, 김연수가 수비를 맡는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김동헌이 장갑을 끼고 최후방을 지켰다.
전반 8분 인천이 선제골을 올렸다. 왼쪽 사이드를 허물고 정동윤이 올린 크로스가 요코하마 이치모리 준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인천의 아시아 무대 첫 골이었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요코하마는 강한 압박과 세트피스로 응수했다. 17분 요코하마는 코너킥을 니시무라 다쿠마가 헤더로 밀어넣으면서 이른 시간 동점을 이뤘다.
이후 경기 양상은 조직력을 앞세운 요코하마가 공세를 퍼붓고 인천이 매서운 역습으로 받아치면서 흘러갔다. 제주가 골대를 두 번이나 맞추고 김동헌의 선방쇼가 이어지는 등 난타전이었다.
전반 37분 인천은 제르소가 벼락같은 침투로 추가골을 만들었지만 42분 미야이치 료에게 또다시 헤더를 허용하며 전반을 2:2로 마쳤다.
조성환 감독은 후반 공격의 핵심 무고사 대신 에르난데스를 투입했다. 이 승부수는 적중했다.
에르난데스는 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에르난데스는 35분에도 역습에 이은 묵직한 슈팅으로 요코하마의 골문을 크게 흔들었다. 두 골 모두 후반 교체 투입된 음포쿠의 도움이었다.
이후 이어진 요코하마의 집요한 공격을 인천은 모두 방어해내며 결국 구단의 역사에 남을 ACL 본선 첫 경기와 첫 승을 일궈냈다.

한편, 이날 원정석에서 엄청난 함성과 응원을 보낸 인천 원정팬들은 역사의 현장에 있음을 만끽했다. W석의 요코하마 팬들 일부는 인천 응원단의 모습 카메라에 담아두기도 했다.
경기 뒤 인천 조성환 감독은 "창단 첫 ACL 무대에서 대승을 거둬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인천 팬들이 원정에 많이 와주셔서 응원해 준 덕분에 부담감을 잘 이겨내서 너무 기쁘다. 남은 ACL 조별 리그 경기도 끝까지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정 응원을 온 한 인천 팬은 "막연히 잘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믿기지 않는다. 오기를 정말 잘했다"라면서 "우리가 조 1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