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FC가 천적을 잡고 벼랑끝에서 탈출할까.
추석 연휴에도 리그는 멈추지 않는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32라운드 수원FC와 FC서울의 시즌 3번째 맞대결이 30일 수원 종합 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양 팀의 통산 전적은 9승 2무 1패로 서울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 역시 서울이 모두 승리했다. 첫 경기는 서울이 3:0으로 이겼으며, 두 번째 만남서도 서울은 구단 역대 최다 골인 7:2로 승리를 거뒀다. 천적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수원FC는 좋지 않은 상황에 만난 서울이다. 강원이 치고올라오는 가운데, 10위면 강등권에서 안전하지 않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서울은 수원FC와 순위싸움 중인 제주 유나이티드를 지난 경기서 잡아내면서 수원FC에게 제주를 추격할 여지를 남겨줬다.
수원FC는 지난 라운드 1위 울산을 만나 2:3으로 분패했다. 35분 수원은 우고 고메스가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이며 67분까지 0:2로 끌려갔다. 후반전 절치부심, 저력을 발휘해 2:2까지 따라붙었으나 경기 종료 10분을 남겨두고 주민규에게 실점을 내주면서 뒷심 부족을 드러냈다. 오인표와 바우테르손이 동점 골을 만들어 내는 등 악재 속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은 위안이다.
숙제는 수비 밸런스 측면의 보완이다. 수원FC는 기본적으로 수비가 높은 압박 라인을 형성, 상대 1차 빌드업을 방해한다. 이러한 전술적 특성상 높은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선수 간의 간격과 뒷공간 커버는 당연시된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잘 지켜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김도균 감독은 수비에 특화된 김민선을 필두로 중원의 수비 밸런스를 맞추어야 할 것 으로 보인다.
공격력은 작년의 기억을 찾아야 한다. 56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현재 34골은 아쉽다. 바우테르손와 이승우의 몫이 커졌다. 바우테르손은 지난 라운드 리그 데뷔골을 터뜨리며 수원 공격에 힘을 더했다. 이승우가 득점한 최근 3경기에서 수원은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승우는 수원 공격의 핵심이며 감각적인 플레이는 언제든지 상대 골망을 흔들 수 있다. 현재 7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ACL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현실적 목표로 바라보는 FC서울은 승점 46점(12승 10무 9패)으로 4위다. 안익수 감독의 자진 사퇴 등 악재가 있었으나 최근 김진규 감독대행 체제에서 2승 1무 1패로 순항하고 있다. 이번 라운드 결과에 따라 서울은 3위 자리를 넘볼 수 있기에 중요한 일전이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부활의 날갯짓을 펼친 일류첸코가 서울을 이끌고 있다. 일류첸코는 안익수 감독 체제에서 외면받았던 선수 중 하나다. 15경기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2골에 머물러 있었다. 김진규 감독 대행은 일류첸코를 적극적으로 기용했고, 28R 울산전 선발로 나선 일류첸코는 7월 전북 현대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선발 출전했다. 일류첸코는 김진규 감독 대행의 믿음에 곧바로 보답했다. 울산전 선제골을 넣었고, 슈퍼매치에서도 결승 골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김진규 감독 대행 체제에서 4경기 3골을 넣으며 후반기 서울 공격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에 더해 직전 라운드에서 이승모가 멀티 골을 기록하며 31R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됐다.

수원FC를 만났다 하면 '펄펄 나는' 나상호도 득점을 노린다. 나상호는 커리어 통산 53골 15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수원 상대로는 11개(8골 3도움)의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이번 시즌에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4골 1도움을 몰아쳤다. 나상호의 발끝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