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뜨거운 스토브 리그다. 2024년의 패권을 위해 구단도, 선수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숨을 삼키게만드는 '거대한'이적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아시안컵도 마무리되고, 이제 겨울 휴식기도 막바지로 향하는 시점에서 <풋볼먼데이>가 이적시장을 포지션별로 중간 점검했다. <편집자 주>

고승범·김민우 (울산 IN)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울산이 중원 강화를 위한 선택으로 고승범과 김민우를 영입했다.
고승범은 8년간 리그에서 활약한 정상급 미드필더이다. 대구(2018), 김천(2021~2022) 임대를 제외하고 수원에서 줄곧 활약했다. 2019년 김민우와 함께 수원의 통산 다섯 번째 FA컵 우승에 견인, 결승전 2골을 작렬하며 최우수선수상(MVP)을 받기도 했다. 수원의 주축으로 우뚝 선 고승범도 작년 팀 강등을 막지 못했다. 올해부터 울산 유니폼을 입는 고승범은 “익숙하고 ,성장해 온 곳을 떠나온 만큼 큰 결정과 각오로 팀을 옮기게 됐다. 그냥 잘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기대와 응원을 만족시킬 만한 활약을 펼치고 싶다. 가까이서 또 멀리서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감사드리며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입단 소감과 각오를 내비쳤다.

김민우는 2010년 일본 세간도스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2017년 한국으로 넘어와 수원과 상주상무(임대)에서 5년간 152경기 21득점 14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약 2년간 중국리그에서 활약했고 올해 국내로 돌아왔다. 김민우는 한·중·일 리그에서 총 423경기 출전한 베테랑이며 윙 포워드를 비롯해 미드필더, 측면 수비까지 활약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시즌 울산의 부주장에 선임됐다. 김민우는 “내가 울산 유니폼을 입은 이유는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라며 “올해가 첫 우승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새로 영입된 김민우와 고승범은 당장 ACL 16강전을 앞둔 울산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영재·권창훈 (전북 IN)
전북은 지난해 김상식 감독 경질과 외국인 공격수 부진으로 만족스럽잖은 성적표를 받았다. 매년 울산과의 우승 경쟁에서 일찌감치 멀어지면서 4위로 마감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권창훈과 이영재를 영입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권창훈과 이영재는 김천 5기 멤버로 약 1년 6개월간 발을 맞춘 바 있다.
수원 유스인 메탄고를 거쳐 수원의 성골 프랜차이즈 스타인 권창훈이 다음 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는다. 수원 팬들은 권창훈의 전북행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적 전에는 SNS 등 활동을 하지 않고 팬들과 대화하지 않던 권창훈이 이적한 뒤에 목소리를 내자 팬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나 구단이 지난해 강등 위기에 빠지는 와중에 결혼하는 등 개인사만 챙기고 구단을 위해 아무런 보탬이 없었던 행보를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수원과 전북은 2021년 수원 유스 출신인 백승호를 놓고 이적 분쟁을 겪은 바 있다.
권창훈은 "많은 고민 끝에 전북행을 결심했다. 제 축구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판단이었다"며 "이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전북 구단에 깊이 감사하고 반드시 보답하겠다. 나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권창훈과 함께 전북으로 이적한 이영재는 경남, 강원, 김천, 수원FC 등을 거쳤다. 데뷔 첫해부터 매 시즌 최소 10경기 이상 출전하는 등 기복 없는 활약을 보이며 K리그 통산 224경기에 나섰다. 왼발을 이용한 프리킥과 중거리 슈팅이 장점으로 꼽히고,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지난해 제대한 뒤 수원FC의 주장을 맡아 강등위기에 놓인 팀을 잔류시켰다.
이영재는 구단과 인터뷰를 통해 '이적한 뒤 정말 설렌다. 개인적으로 FA컵 우승은 경험했지만 리그 우승은 없다. 분명 제 축구 인생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K리그 우승을 이뤄야 한다. 또 우승을 차지하고 좋은 역할을 한다면 전북에서도 더 오랜 시간 지내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

이순민 (광주 → 대전)
이순민이 광주의 이졍효 품을 떠나 대전에 합류했다. 이순민은 중원은 물론 풀백과 중앙 수비까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 자원이다. 왕성한 활동량과 정확한 패스 능력을 지닌 것으로 정평이 났다.
이순민은 2017년 광주에서 데뷔 시즌 1경기도 뛰지 못했다. 2018년 K3리그 포천시민구단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지만, 2020년까지 리그 2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1년부터 광주의 구심점이 된 이순민은 3년간 평균 30경기 넘는 경기를 출전했다.
특히 이순민은 이정효 감독을 만나 날개를 폈다. 2022년 K1 승격에 견인했고, 지난해에는 광주를 ACL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 획득에 보탰다. 이 기간 K리그1·2 베스트일레븐에 올리는 등 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기세를 이어 9월 유럽 원정 친선경기에 나서는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웨일스 원정에서 교체로 출전해 A매치 데뷔전을 치뤘으며 이후 10월, 11월 A매치 출전 명단에 연달아 이름을 올렸다. ‘2023 AFC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포함되며 첫 국제 메이저 대회에 참가했다.

최경록 (카를스루에 SC → 광주)
광주가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에서 뛰던 최경록을 영입하며 전방에 무게감을 더했다. 최경록은 이정효 광주 감독의 옛 제자이기도 하다.
독일 무대에서 10년간 활약했던 최경록은 정확한 왼발 킥과 연계 플레이에 능했다. 또한, 볼이 없는 상황이나 좋은 기회에 생산력을 보여주며 번뜩이는 센스로 팀의 다양한 공격 루트가 만들어지리라는 것이라는 것이 광주의 분석이다.
최경록은 "감독님과 대학에서 연을 맺었고 독일 진출 후에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었다. 언젠가 함께 하자는 말을 이번 기회를 통해 지킬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며 "광주는 추구하는 바가 분명한 팀이고 그것을 증명할 줄 아는 팀이라 굉장히 매력 있게 느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