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입춘이 지나고, 지난 주말 2025 K리그가 개막했습니다. 겨울을 견디고 피어나는 새싹처럼, 각 팀은 새로운 시즌을 향한 희망과 도전의 서막을 올렸습니다. 개막전부터 이변이 속출하며 축구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습니다. 2025 K리그는 과연 어떤 스토리를 써 내려갈까요. 올 시즌 K리그를 관전하는 여러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먼저, 전북 현대 모터스는 거스 포옛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습니다. 지난 시즌 전북은 팀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굴욕을 맛봤습니다. 리그 5연패를 달성했던 강팀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시즌이었죠. 감독 교체와 함께 김진수 선수 등 베테랑의 이적으로 인해 스쿼드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 과연 전북이 혁신을 통해 다시 정상으로 올라설 수 있을까요. 울산 HD FC는 리그 4연패에 도전합니다. 김판곤 감독 체제에서 계속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울산은 이번 시즌 새로운 공격수 허율을 영입하며 변화를 맞았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 득점왕 주민규가 대전 하나 시티즌으로 트레이드되면서 새로운 공격진의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기존 득점왕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허율.
2025년 1월도 어느덧 중순에 접어들었습니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곳곳에서 꽃다발로 물든 졸업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졸업은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선수들에게도 그러한 '졸업'이 있습니다. 바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은퇴라는 과정이죠. 오늘은 2025년 1월 14일, 그라운드를 졸업하는 한 선수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주장 구자철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구자철 선수를 생각할 때 어떤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2011년 아시안컵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오른 그의 모습일까요. 아니면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 마인츠, 아우크스부르크를 거치며 9년간 활약했던 기억일까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주장을 맡아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리던 순간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2019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 경력을 마무리한 모습, 혹은 2022년 제주유나이티드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해외 생활을 마무리한 그의 귀환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요. 각자의 기억 속에서 구자철 선수는 다양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제가 본 구자철 선수의 최대
축구라는 스포츠는 그 자체로 작은 사회입니다. 경기장에는 뛰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치, 의료진, 스카우트, 심지어 물리치료사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각각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만 성과를 낼 수 있는 이 시스템에서, 모든 것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리더십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은 바로 이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리더십(leadership)’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군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강한 매력인 ‘카리스마’가 함께 연상됩니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십은 단순한 카리스마를 넘어 더 깊은 요건을 포함합니다. 첫 번째는 품위와 자존감입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인물입니다. 데이비드 베컴의 헤어스타일을 지적하며 팀 전체의 규율을 세운 일화는 유명합니다. 때로는 독선적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그의 품위와 권위는 스타 선수들이 그를 따르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배려심입니다. 축구는 11명이 뛰는 경기이지만,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때 리더의 배려가 빛을
우리가 흥미를 느끼는 모든 것에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승패를 가르는 단순한 게임이 아닌, 그 속에는 역사와 지역, 문화와 정체성이 얽혀 있습니다. 특히 축구에서 두드러지는 것이 ‘더비(Derby)’입니다. 더비 매치(Derby Match)라고도 부르는 이 경기는 스토리로 무장한 전쟁과도 같은 대결입니다. 더비는 왜 이토록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킬까요. 더비 더비는 같은 지역이나 긴밀한 역사적·사회적 관계를 가진 팀 간의 경쟁을 뜻합니다. 이는 단순히 공을 주고받는 경기를 넘어, 팀과 팬들 사이의 정체성과 자존심이 격돌하는 무대입니다. 클럽 간 더비의 대표적인 사례는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더비입니다. 셀틱과 레인저스의 대결은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셀틱은 아일랜드계 가톨릭 커뮤니티를, 레인저스는 스코틀랜드 프로테스탄트를 대변하며, 두 팀의 경기는 종교적·정치적 긴장감까지 녹아있습니다. 국가 간 더비도 그 무게감에서 클럽 간 더비에 뒤지지 않습니다.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의 맞대결은 오랜 영토 갈등과 민족적 대립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한일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식민 침
K리그의 한 해가 최종전까지 이르렀습니다. 축구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가득한 마무리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매년 반복되지만 이 순간은 언제나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경기장마다 응원가와 함성이 가득했던 그라운드는 이제 조용히 라스트 댄스, 마지막 춤사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라스트 댄스’라는 표현은 미국 문화에서 기인합니다. 미국의 중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졸업식이 다가오면 마지막 무도회, 이른바 ‘프롬 파티(Prom party)’를 엽니다.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은 이제 각자의 길로 흩어지지만, 그전에 함께하고 싶은 이성에게 마지막 춤을 청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 춤은 단순한 춤이 아니라, 졸업 후에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상대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나누는 자리입니다. 스포츠에서는 이 ‘라스트 댄스’가 단순히 기회를 잡는 것을 넘어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단어로 사용됩니다. 오늘은 선수의 프로필을 먼저 공개합니다. 울산 HD FC(2023.12~) 울산현대축구단 (2022.1~2023.12) FC 서울 (2015.3~2022.1) 알 샤밥 (사우디아라비아 /
인간은 자신이 기억되길 원합니다. 기억의 매개는 보통 이름이죠. 어느 한 분야에서 드러나는 특정한 기술을 보며, 특정 사용자의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면, 그만큼 영예로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에서도 '시그니처'라는 개념이 자주 언급됩니다. 시그니처는 그 선수를 상징하는 기술이나 스타일을 의미하며, 많은 팬들이 선수들의 개성과 실력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선수의 시그니처는 단순히 한 가지 기술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 선수의 모든 플레이에서 묻어나는 독특한 특징일 수 있습니다. 특정 기술을 보면서 그 기술을 사용하는 선수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 그 선수는 이미 축구 역사에 깊이 새겨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숙달을 넘어서, 그 자체로서 그 선수의 상징이 되는 영예로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축구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은 ‘마르세유 턴’으로 유명합니다. 마르세유 턴은 지단의 유연한 플레이 스타일을 상징하며, 그의 경기를 본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멕시코의 콰우테모크 블랑코는 축구 팬들에게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왔습니다. 한 해의 뒷자락을 맞이하며 우리는 성숙의 계절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우리는 축구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쌓아왔습니다. 선수들도, 팬들도 1월부터 시작된 경기와 훈련의 시간들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수들 중에서도 경력이 많은, 이른바 ‘베테랑’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축구계에서 흔히 33세에서 36세 이상의 선수들을 ‘베테랑’이라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30대 후반에 은퇴하는 축구 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하면, 현역 선수로서의 나이로는 할아버지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처음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에 섰을 때, 수많은 동료와 함께 뛰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그라운드를 떠났고, 남은 몇몇만이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베테랑이라는 이름에는 단순히 나이를 의미하는 것 외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오랜 시간을 축구에 바친 그들의 ‘헌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축적된 ‘경험’이 그들의 관록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세계 축구의 축제인 월드컵을 앞두고, 각 국가 대표팀들은 치열한 예선을 치르고 있습니다. 피파 랭킹 상으로는 차이가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축구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스포츠입니다. 어느 한 국가든 쉽게 승리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승리를 위해 모든 팀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모두 각자의 나라에서 대표로 뽑혀온, 어깨가 무거운 이들의 충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나라를 대표하는 이들, 국가 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힘든, 유럽, 중동 북미 등에서 활약하는 일명 ‘해외파’라 불리는 선수들로 조명을 돌려봅니다.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실력만으로 보면 국내에서는 이미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국가대표로 선출되어 대한민국의 자랑으로서 그라운드를 누빕니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그 뒤에 숨겨진 노고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대륙과 대륙을 오가는 긴 비행시간, 여기에 따른 시차 적응 문제는 그들을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이 과정에서 신체적인 피로가
선수들에게 있어 최고의 자산은 무엇일까요. 뛰어난 기술이나 탁월한 전술적 이해력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입니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육체적, 정신적 집중을 요구하며, 그만큼 선수들이 부상을 입었을 때 이는 곧바로 성적과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은 '부상'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건강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상은 선수에게 있어 항상 붙어있는 검은 그림자처럼 애증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부상이 자주 생기는 부위는 선수의 욕망이 집중된 곳이기도 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된 곳, 가장 약한 곳, 그래서 이겨내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전(前) 울산 HD 호랑이의 설영우 선수처럼 습관적인 어깨 탈구 부상을 겪는 경우도 있지만, 축구는 주로 하체를 사용하는 스포츠이기에 발목, 무릎, 종아리, 햄스트링 부위에서 부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박지성 전북 현대 모터즈 테크니컬 디렉터가 33세라는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은퇴한 이유 중 하나도 무릎 부상이 큰 원인입니다. 경기장에서의 왕성한 움직임과
문득 축구 선수를 보는 게 별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별을 보며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은 그저 하나의 빛나는 점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깊은 의미를 남깁니다. 때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결코 잊히지 않는, 소중한 존재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대상을 볼 때 특정한 이미지를 부여하고, 그 이미지 속에서 의미를 찾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흔히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스타’라고 부르며, 그들을 별처럼 여기게 되지요. 비단 별의 이미지가 유명인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본인이나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모두가 별의 속성을 지닌 반짝이는 영혼의 소유자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오늘은 이러한 별의 의미를 바탕으로 빛과 사람, 그리고 그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빛의 자립성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항성과 행성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항성은 항상 일정한 자리에 있으며 스스로 빛나는 별입니다. 태양이 대표적인 항성입니다. 행성은 항성의 빛과 열에너지를 받으며 주위를 맴도는 별입니다. 지구가 그렇지요. 마치 스타와 주위의 많은 팬. 팬과 팬이 좋아하는 많은 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