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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각 팀 별 스토브 최고의 영입은? : 벚꽃 점검

영입, 임대복귀, 전역, 데뷔 등 총 망라
시즌의 25% 소화한 시점 각 팀의 복덩이들

 

각 팀들은 지난 겨울 오프시즌 동안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선수들을 유출하고 또 그 자리를 보강하느라 머리를 싸맸다. 개막 후 어느새 9라운드를 통과한 지금은, 슬슬 지난겨울을 얼마나 알차게 보냈는지에 대한 성적표가 산출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개막 후 예상대로의 성적을 기록하며 ‘역시는 역시’인 팀들이 있고, 예상 밖의 성적을 기록하며 팬들을 ‘헉’하게 만든 팀들도 있다. 후반에 반전이 있을 수 있으니 당장 실망과 아쉬움이 느껴지는 영입은 배제하고,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스토브리그 최고의 보강을 논해보고자 한다. 1명씩만 뽑고 싶었지만, 기자의 욕심에 꾸역꾸역 추가된 선수들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린다. 순서는 9라운드가 마무리된 현시점의 리그 순위다.

 

 

아마노 준&레오나르도 : 울산 현대(9R 현재 리그 1위, 7승 2무)

 

울산은 독일로 떠난 이동경의 자리에 일본 요코하마 F. 마리노스에서 뛰던 아마노 준을 영입했다. 왼발을 쓰는 비슷한 체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30대를 넘어선 나이에 터프한 K리그1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아마노는 의문을 확신으로 바꿔놓았다. 특히 2라운드 성남전은 ‘아마노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아마노는 2골을 기록하고, 2번의 PK를 유도해냈다. 팀 득점을 모두 책임지고, 승리를 이끌었다는 부분도 대단했지만, 패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를 당황하게 만들어 파울을 유도해내는 몸놀림은 더욱 놀라웠다. 화려한 개인기에 날카로운 침투패스, 정교한 크로스와 적극적인 수비 가담 등 후반 15분부터 40분까지 아마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6라운드에서는 포항 신광훈에게 당한 업어치기 수모마저 추가골을 만들어낸 코너킥 도움을 통한 공격포인트로 되치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8~9 라운드에서는 프리킥 연속골을 기록하면서 ‘아마노의 모든 것‘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9라운드 현재 4골 1도움을 기록 중인데 울산 팬들이 느끼는 체감 만족도는 그 이상이다.

 

울산은 개막전 무승부 이후 긴 시즌을 놓고 볼 때 바코의 제로톱 포메이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장 이동준과 오세훈의 공백이 보이는 듯 했다. 순수한 골잡이가 필요했던 울산은 일본리그와 중국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레오나르도를 영입했다. 판단은 적중했고, 4라운드 교체출전부터 6라운드까지 매 경기 득점을 기록한 레오나르도는 7라운드 이전까지 자신이 출장한 모든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의 득점을 포함하면 4경기 연속골에 4연승이다. 레오나르도는 9라운드 현재 3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주&여름 : 인천 유나이티드(9R 현재 리그 2위, 5승 3무 1패)

 

지난 시즌 다소 여유롭게 잔류에 성공했지만, 인천의 허리라인은 불안해보였다. 김도혁이 유독 많은 짐을 지고 있었고, 아길라르의 볼배급이 막히면 무고사의 개인기나 송시우의 시우타임, 김현의 한방에 기대야 하는 경기가 많았다. 이명주와 여름의 영입은 이러한 인천의 문제를 단박에 해결해줬다. 지난 시즌 아랍에미리트 리그에서 뛰던 이명주는 국내 복귀팀을 인천으로 정했고, ‘안익수’ 체제의 서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여름도 인천으로 둥지를 옮겼다. 두 사람은 개막전부터 9라운드까지 인천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면서 공수의 밸런스를 잡았다. 경기 전반을 파악하면서 안정감 있는 볼배급을 하는 역할은 이명주가 담당했고, 여름은 활발한 활동량으로 수비를 보완했다. 허리가 안정되니 김도혁과 아길라르는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졌고, 인천의 수비진도 9라운드까지 6실점으로 울산에 이어 최소실점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명주는 3라운드 강원전 하프라인에서의 롱 침투패스로 김준엽의 결승골을 도운 첫 번째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는데,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는 명불허전이었다. 9라운드 제주전에서는 시즌 첫 골도 기록했다. 올 시즌 ‘빛‘ 이명주 옆에서 조용히 돕는 여름이 존재하기에 한 명만을 분리해서 최고의 영입으로 뽑을 수 없다. 인천이 9라운드까지 1점차로 승부를 결정짓는 쫄깃쫄깃한 축구를 펼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명주와 여름이 있다.

 

허용준&정재희 : 포항 스틸러스(9R 현재 리그 3위, 4승 3무 2패)

 

전역도 보강이다. 시즌 초반 가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팀은 포항이다. 포항의 선전에는 김기동 감독의 전술에 더해 주요 선수의 복귀가 있다. 바로 김천 상무에서 복귀한 허용준이다. 지난 시즌 2부 김천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공격력을 끌어올린 허용준은 올 시즌 1라운드 제주전에서 교체투입 후 20분 동안 2골을 몰아치며, 골에 굶주린 스트라이커의 복귀를 신고했다. 2라운드 김천 전에서도 후반 교체투입 후 만회골을 기록하면서 효율적인 골을 생산했다. 8, 9라운드 선발 출전 경기에서는 2경기 모두 득점을 기록했다. 허용준의 존재가 의미 있는 것은 매 경기 이승모와 교체 투입되면서 다른 색깔의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 중이기 때문이다. 제로톱 전략이 막힐 시 교체 투입된 허용준이 득점포를 가동해준다면, 포항은 단조롭게 읽힐 수 있는 공격 옵션을 보다 다양화할 수 있다. 리그에 적응이 완료된 스트라이커의 존재는 언제나 환영이다. 허용준은 9라운드 현재 5골을 기록중으로, 출전시간 대비 최대 효율의 득점력을 발휘중이다.

 

포항의 또 다른 알짜 영입은 정재희다. FA컵 우승팀 전남에서 영입했지만, 허용준의 김천 2기 전역 동기이기도 하니 사실상 예비군 동기들을 핵심 전력으로 보강한 셈이다. 포항 프런트는 김천 만세를 외쳤을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11월 전역 후 전남에서 1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그 경기가 FA컵 결승 2차전이었고, 그 경기에서의 득점이 팀의 우승을 확정 짓는 결승골이었다. 정재희는 지난 시즌 김천의 2부리그 우승과 본인의 전역, 소속팀의 FA컵 우승이라는 겹겹경사를 맞이하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포항에 합류했다. 1라운드에서 정재희는 허용준의 세 번째 골을 합작하며, 입대 동기와 공격포인트를 나누어 가졌다. 예비군들의 기분 좋은 조우였다. 그리고 3라운드에서 박승욱의 롱 침투패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승점 3점짜리 1호골이었다. 포항의 공격라인을 날카롭게 벼리고 있는 정재희는 9라운드 현재 1골 1도움을 기록중이다.

 

박진섭 : 전북 현대(9R 현재 리그 4위, 4승 2무 3패)

 

리그 4위까지 떨어진 전북의 놀라운 점은 지난 시즌 우승 전력에서 멤버 누수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대전에서 박진섭, 안양에서 맹성웅을 영입하며 미드필더 라인을 보강했다. 리그 초반 팀은 예상외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박진섭의 영입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박진섭은 2017년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을 거쳐 2018년 안산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 그리고 2020년 창단 멤버로서 대전을 거쳐 마침내 고향인 전주가 연고지인 전북으로 금의환향했다. 입지전적인 경력이라 할 수 있다. 안산과 대전 시절 출전 시간을 꾸준히 확보했기에 경기감각과 체력은 충분하다. 수비력에 더해 시즌을 거칠수록 득점과 도움도 늘어났기에 공격 본능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전북은 박진섭을 당초 중앙 미드필더로 영입했지만, 팀의 수비가 불안한 초반 대체 센터백으로 활용하고 있다. 2라운드 대구전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후, 선발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센터백을 맡았다. 연패에 빠졌었던 전북이 윤영선과 김문환을 영입하면서, 박진섭은 본래의 포지션인 미드필더로 곧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백승호, 류재문, 쿠니모토, 김보경, 이승기, 맹성웅, 김진규 등 전북의 화려한 미드필더 사이에서 어떤 색깔의 플레이를 펼칠지 박진섭의 남은 시즌 활약을 기대해본다.

 

김주공 : 제주 유나이티드(9R 현재 리그 5위, 3승 4무 2패)

 

2019년에 광주에서 데뷔한 김주공은 지난 시즌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30경기에 출장한 공격수의 기록으로는 아쉬울 수 있는 다소 애매한 성적이지만 올 시즌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됐다. 광주가 K리그2로 강등되면서 이제 막 익숙해지는 1부의 공기를 맡지 못할뻔했다. 다행히 제주에서 손을 내밀며 기회를 얻었다. 사실 제주는 공격수가 부족한 팀은 아니다. 지난 시즌 득점왕 주민규와 그 자리를 뛸 수 있는 진성욱과 이정문 등 탄탄한 체격의 스트라이커 자원이 이미 존재한다. 그러나 주민규를 제외한 자원들이 상대에게 위협적인 스트라이커들인지는 의문이다. 제주가 김주공을 영입한 이유다. 시즌 초반이지만 김주공은 남기일 감독의 기대에 보답중이다. 3라운드 수원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데 이어 5라운드 전북전에서도 추가골을 터뜨렸다. 시즌 2호골로 주민규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김주공 덕분에 상대팀 견제에서 보다 자유로워지고 있는 주민규는 3골에 더해 3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도움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올 시즌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도전할 기세다. 아직 선발보다는 교체출전 횟수가 더 많지만, 김주공은 ’슈퍼서브’로만 담기에는 아쉬운 자원이다. 집중견제 대상인 주민규를 조금 더 ‘프리하게’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제주의 김주공 영입은 이미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이영재 : 김천 상무(9R 현재 리그 6위, 3승 3무 3패)

 

김천의 보강은 모두가 알다시피 남다른 매커니즘으로 이뤄진다. ‘초저비용 고효율’의 18개월 계약직 선수들이 보강되기 위해 줄을 섰다, 2년을 넘기진 않고 원 소속팀으로 돌려보내니 비정규직 보호법(?)도 준수하고 있는 셈이다. 김천에 스토브 영입이라는 타이틀을 굳이 끼워 맞춰보자면 지난해 12월 입대한 6기 전역 예정자들이 후보라 할 수 있겠다. 그중에서 김천의 밸런스를 맞춰준 영입은 이영재다. 지난 시즌 승격한 수원 FC의 파이널 A 합류를 견인했던 이영재는 김천 합류 후 왼쪽 미드필더 자리를 맡았다. 이영재가 합류하면서 좌 이영재-우 고승범으로 패스 루트가 확대됐고, 정현철이 수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안정적인 허리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영재의 왼발은 득점뿐만 아니라 도움도 만들어낼 수 있기에 상대 수비수에게는 위협적이다. 4라운드 서울전은 이영재 패스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조규성의 선제골은 이영재의 침투패스로부터, 조규성의 추가골은 도움을 기록한 권창훈을 향한 이영재의 침투패스로부터 시작됐다. 2골 모두 이영재의 발끝에서 시작되고 이루어진 셈이다. 8라운드 성남전 3골도 이영재를 거쳤다. 행복하게도 리그 일정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김천의 리그 도움 공동 1위 이영재 보유 기간은 2023년 6월 26일까지다.

 

 

니실라 : 수원 FC(9R 현재 리그 7위, 3승 1무 5패)

 

수원 FC 지난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폭풍영입을 시전했다. 지난해 승격 후 파이널 A 입성이라는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서인지 아낌없이 결제를 했고, 영입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이승우, 김현, 황순민, 신재원, 박민규(임대복귀) 등 스타성 있고, 리그에서 검증된 실속 있는 선수들이 속속 각 포지션을 채웠다.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군 입대한 이영재의 빈자리는 걱정 반 우려 반이었다. 수원 FC는 핀란드 국가대표 니실라를 이영재의 빈 자리를 채울 선수로 낙점했고, 색깔은 달랐지만 그 판단은 적중했다. 핀란드와 벨기에 리그에서만 뛰었던 174cm 69kg의 다소 왜소한 체격의 니실라가 K리그1 무대에서 잘 적응할지 시즌 전 의문이 많았다. 그러나 개막 후 니실라는 왕성한 활동량을 기반으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성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본인의 역할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수원의 3-5-2 전술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있는 니실라의 상승세는 팀 승리까지 견인하고 있다. 개막 후 3연패는 적응기였고, 9라운드까지 1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5라운드 강원전에서 김동우의 결승골을 만들어 낸 오른발 코너킥은 이영재의 왼발에서 발만 바꾼 것처럼 정교했고, 6라운드 대구전 잭슨의 헤더골을 만들어 낸 코너킥도 니실라의 오른발이 만든 선물 같은 크로스였다. 세트플레이 득점에 강한 수원 FC에서 이영재가 키커로서 해주던 역할을 니실라는 공백없이 잘 소화해주고 있다. 6라운드 대구전에서는 세컨드볼을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 시즌 1호골을 만들어냄으로써 골에도 진심임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올 시즌 수원 FC 최고의 영입은 현재까진 ‘산타 크로스(cross)‘ 니실라다.

 

 

양현준 : 강원 FC(9R 현재 리그 공동 8위, 2승 4무 3패)

 

강원은 포항과 함께 리그 초반 이변의 팀으로 꼽혔다. 지난 시즌 강등 플레이오프를 거쳐 살아남았지만, 임채민이 떠나고 전력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올 시즌도 잔류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런 강원이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양현준이라는 새 얼굴의 등장 때문이다. 양현준은 지난 시즌부터 뛰었기에 스토브 영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디노의 시즌 아웃으로 예외가 적용됐다. 2002년생으로 22세 이하 자원인 양현준은 지난 시즌 강원에 입단해서 강원 B팀에서 경험을 쌓았고, 시즌 중반 강원에 합류해서 1부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 4라운드 대구전에 첫 선발 출장해서 풀타임을 뛰었고, 디노의 결승 헤더골을 돕는 크로스로 개인 통산 첫 번째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9라운드까지 6경기 연속 출장했고, 6라운드 수원전에서는 황문기의 역전골, 8라운드 서울전에서는 김대원의 선제골을 도왔다. 그리고 9라운드 포항전에서 마침내 개인 통산 첫 번째 골을 기록했다. 어리지만 침착하고 과감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출전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9라운드 현재 1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젊은 교체선수들 : FC 서울(9R 현재 리그 공동 8위, 2승 4무 3패)

 

서울은 오프시즌동안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외부 영입으로 당장 주전 자리를 메꾸진 못했다.  야심차게 불러왔던 벤 할로란과 히카르도의 외국인 영입 카드는 여러 이유로 아직 제대로 선보이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코로나 감염 여파로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6라운드 제주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한 기존 교체선수들이 보여줬던 선전이 보강보다 소중했던 희망이었다. 지더라도 안익수 전술 스타일을 유지하고자 하는 서울의 고집은, 고요한의 헌신과 어우러져 완패가 예상됐던 경기를 1:2 한 점 차 석패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백종범, 김신진, 권성윤, 정한민, 박호민, 백상훈, 박성훈 등 22세 이하 젊은 선수들과 양유민, 김진성, 이승재 등 많은 출전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던 선수들을 원없이 활용하면서 실전 감각을 더해줄 수 있었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벤과 히카르도가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다면, 서울은 최강의 보강이 누구였는지 뽑기 위한 즐거운 고민을 할지도 모르겠다.

 

고재현 : 대구 FC(9R 현재 리그 10위, 2승 2무 5패)

 

대구는 스토브리그 기간에 울산에서 홍철, 성남에서 이태희라는 굵직한 이름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뜻밖에 시즌 초반 팀 승리를 견인하고 있는 선수는 18개월의 서울 이랜드 생활을 마무리하고 임대 복귀한 고재현이다. 고재현은 1999년생으로 2018시즌 대구에서 데뷔했다. 데뷔 후 두 시즌 반 동안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2020시즌 중반 서울 이랜드로 임대되었다. 임대복귀 후 첫 시즌을 맞이한 고재현의 초반 활약은 놀랍다. 2라운드 전북 전에서 팀을 패배에서 구해낸 동점골을 시작으로, 3라운드 김천전과 5라운드 성남전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8라운드 인천전에서도 골을 기록하면서 홈 4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다. 고재현 개인으로서는 올 시즌 K리그1 데뷔골을 터뜨렸고, 4호 골로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포도 놀랍지만, 고재현의 득점이 있었던 경기에서 승점 7점을 확보하면서 대구의 승점 요정(?) 역할까지 담당한 상태다. 고재현의 등장은 대구에게도 의미가 크다. 에드가가 부상으로 계약해지된 상황에서 고재현마저 없었다면 대구의 득점력은 암울했을 확률이 높다. 세징야는 또 다시 외롭게 고군분투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에드가를 잃은 대구로서는 고재현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다.

 

불투이스 : 수원 삼성(9R 현재 리그 11위, 1승 4무 4패)

 

수원은 시즌이 끝나고 쓰리백 수비라인 보강에 나섰다. 간헐적 출장에도 수비의 핵심선수로 분류되던 헨리를 떠나보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불투이스가 있었다. 다혈질이지만 그만큼 터프하고 열정적인 수비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불투이스는 울산에서의 세 시즌을 마무리하고 수원에 합류했다. 지난 시즌 31경기를 출전하면서 K리그에서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고, 3골을 터뜨리며 공격 본능도 발휘했다. 수원 FC와 파이널 B 하위팀인 강원과 광주를 제외하면 최다 실점팀이었던 수원으로선 공수에서 높이를 장악할 수 있는 불투이스의 영입은 천군만마였다. 불투이스는 1라운드 인천전 교체 출장 이후 9라운드 서울전까지 왼쪽 센터백으로 풀 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우려와는 달리 시즌 초반 부상 없이 순항중이고, 날카롭고 정확한 태클도 여전했다. 비록 수원 수비가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골키퍼 양형모의 선방과 함께 불투이스마저 없었다면 수원의 수비력은 더 처참했을 확률이 높다.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수원의 득점력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수비에서의 불투이스의 존재감도 더 빛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성수 : 성남 FC(9R 현재 리그 12위, 1승 2무 6패)

 

성남이 보강해야 할 곳은 리그 최소득점을 기록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스토브 리그는 수비진의 권완규와 김민혁(92번)을 제외하면 인상적인 영입이 없었다. 권완규와 김민혁도 권경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영입이었기에 공격력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영입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성남 공격진의 희망을 발견해보자면 올 시즌 임대복귀 후 팀 공격을 이끌고 있는 전성수다. 지난 2019년 성남에서 데뷔한 전성수는 R리그를 먼저 거쳤다. 그리고 2020년 전반기를 경기 출장 없이 날리고, 후반기에 K4리그 양평 FC로 임대되면서 실전 감각을 익혔다. 2021년에는 K3리그 강릉시민축구단으로 옮겼다가, 올 시즌 마침내 원 소속팀 성남 FC로 임대 복귀했다. 전성수는 K3, K4리그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할만큼 유망주로서의 실력을 이미 인정받았다. 185cm, 78kg 탄탄한 체격조건은 그의 강점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K1리그 까지 올라왔기 때문일까, 전성수의 1부리그 플레이는 자신감이 넘친다. 마치 무대를 그리워하다 기회를 부여받고 혼신의 연기를 쏟아붓는 무명 배우처럼 필드를 누볐다. 그 열정의 결과인지 전성수는 지난 4일 '레모나 이달의 영플레이어상' 3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22세 이하 출전 규정도 적용되며 9경기 중 8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하는 기회를 부여받았고, 현재까지 그 결과는 나쁘지 않다. 규정이 아니더라도 성남은 전성수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9라운드까지 전성수는 2골을 기록했는데, 뮬리치 이외의 득점 루트 발굴만으로도 성남으로서는 큰 수확이다. 나이답지 않게 적극성과 침착성을 겸비한 전성수가 위기에 처한 성남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주목된다.